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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성조? 방언? “갤럭시AI는 문제없어”…삼성, 16개 언어 통·번역 비결 공개

세계 20개 R&D센터서 언어 모델 개발 매진…AI폰 출시 배경
언어·국가 특성 학습에 ‘세심한 접근’…연내 20개 언어 지원

삼성리서치 요르단 연구소(SRJO)의 ‘갤럭시 AI’ 언어 개발 담당자. [사진 삼성전자]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삼성전자는 연초 공개한 ‘갤럭시 S24 시리즈’에는 갤럭시 AI가 탑재됐다. ‘온-디바이스 AI’(On-Device AI·서버 연결 없이 기기 자체적으로 AI 기능을 수행하는 기술)를 기반으로 작동되는 다양한 인공지능(AI) 기능을 지원한다. 갤럭시 AI의 대표적 기능으론 서버 연결 없이도 16개 이상의 언어를 지원하는 ‘실시간 통역 통화’가 꼽힌다.

삼성전자는 25일 언어 장벽 없이 자유로운 소통이 가능하도록 돕는 갤럭시 AI의 언어 모델 개발 과정을 공개했다. 회사는 갤럭시 AI를 위해 세계 20여 개의 연구개발(R&D) 센터에서 언어 모델 연구·개발에 진행하고 있다.

갤럭시 AI로 구현된 실시간 통·번역 기능은 현재 16개 언어를 지원하고 있다. 연내 스웨덴어·네덜란드어·루마니아어·튀르키예어 등 4개 언어를 더 추가해 총 20개 언어를 지원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측은 “갤럭시 AI 언어 모델은 언어의 특성과 문법에 대한 정량 평가와 문화에 대한 지식과 이해를 검증하는 정성 평가 등을 거쳐 공개된다”고 전했다.

아랍어 방언도 거뜬한 삼성의 기술력

삼성전자는 이런 개발 방식을 통해 30여 종에 달하는 아랍어 방언도 통·번역할 수 있도록 갤럭시 AI를 구축했다. 아랍어는 20여 개국 4억명 이상이 사용하는 세계에서 6번째로 많이 사용되는 언어다. 아랍어를 통번역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현대 표준 아랍어인 풋스하(Fusha)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방언인 암미야(Ammiyya)를 모두 학습해야 한다. 회사 측은 “아랍어의 복잡성에 대한 깊은 이해와 신중한 데이터 선별을 진행하고, 고급 모델링 기술을 적용해 아랍어를 갤럭시 AI에 추가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삼성리서치 요르단 연구소(SRJO)는 아랍어 방언을 이해하면서, 답변은 표준 아랍어로 할 수 있는 언어 모델을 개발했다. 이를 위해 각기 다른 방언의 음성 녹음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직접 텍스트로 변환하는 과정을 거쳤다.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맡은 요르단 연구소의 아야 하산(Ayah Hasan)은 “여러 방언의 미묘한 차이와 변형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는 원어민들로 갤럭시 AI 팀을 구성하고, 음성 데이터를 일일이 글과 문장으로 바꾸는 수작업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삼성리서치 인도네시아 연구소(SRIN)의 ‘갤럭시 AI’ 언어 개발 담당자가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6성조’ 베트남어…‘국가 특색’ 뚜렷한 스페인어

베트남어는 전 세계 약 1억명이 사용하는 언어다. 중국어·태국어 등 인근 지역 언어와 비슷한 성조 체계를 지니고 있다. 특히 베트남어는 여섯 가지의 성조를 가진다. 베트남어 단어 ‘마’(Ma)는 성조에 따라 엄마(Má)·무덤(Mả)·귀신(Ma) 등 전혀 다른 의미를 지녔다.

삼성리서치 베트남 연구소(SRV)는 성조의 미세한 차이를 인식할 수 있도록 음성 데이터를 매우 정교하게 다듬고 정제하는 과정을 거쳤다. 무엇보다 성조를 정확히 구분해 내기 위해 한 단어를 0.02초 전후의 짧은 프레임으로 잘라내고 이를 자료화했다.

스페인어 역시 넘어야 할 난관으로 꼽혔다. 중남미 22개국의 공식 언어는 스페인어지만, 동일한 대상을 지칭하는 단어는 국가와 지역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멕시코에서는 수영장을 ‘알베르카’(alberca)라고 하지만 아르헨티나·파라과이·우루과이에서는 ‘필레타’(pileta)라고 부르는 식이다. 콜롬비아·볼리비아·베네수엘라에서는 '피시나‘(piscina)라고 표현한다.

중남미 지역의 언어 모델 개발을 담당한 삼성리서치 브라질 연구소(SRBR)는 갤럭시 AI가 중남미 국가의 스페인어 차이를 이해할 수 있도록, 각 국가의 오디오와 텍스트 등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수집해 관리하고 지속해 개선했다.

인도네시아어 문장 ‘통으로 이해’

2억8000만명의 인구 4위의 인도네시아 인구가 사용하는 인도네시아어는 관사·복수형·동사의 시제 변화가 없다. 상대적으로 배우기 쉬운 언어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이는 문장의 맥락을 충분히 파악하지 못하면 내용을 이해할 수 없어 통·번역이 쉽지 않다.

삼성전자는 이런 언어적 특성을 반영해 갤럭시 AI를 개발했다. 삼성리서치 인도네시아 연구소(SRIN)는 인간의 뇌가 학습하는 과정과 유사한 ’인공신경망번역‘(Neural Machine Translation·NMT) 방식을 적용했다. 단어가 아닌 ’문장 단위‘로 언어를 학습시켜 갤럭시 AI가 의사소통의 맥락과 규칙을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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