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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증권, 범LG家 지붕 아래 '톱10' 진입할까

ECM·DCM 시장서 그룹 인수단 참여 가능성
모기업 자금 수혈 통한 자본 확충도 예상 돼

LS증권 사옥. [사진 LS증권]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LS증권이 이베스트투자증권이라는 간판을 9년 만에 떼고 새로운 도약에 나섰다. 지난해 범LG가(家)이자 재계 서열 16위인 LS그룹에 편입되면서 모기업의 간접지원을 받고 성장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베스트투자증권은 6월 1일자로 사명을 LS증권으로 변경했다. 이번 사명 변경은 지난 2015년 이트레이드증권에서 이베스트투자증권으로 이름을 바꾼지 9년 만이다. 

기존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최대주주는 사모펀드사(PEF) 지앤에이프라이빗에쿼티(G&A)로 2008년 7월부터 지분 61.71%를 소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경영참여형 PEF는 15년 이내에 지분을 처분해야 하는 자본시장법에 따라 2023년 7월까지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 왔다. 

결국 LS그룹은 지난해 4월 이베스트투자증권 인수를 결정했다. 이어 LS네트웍스는 지난 1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대한 최대주주 변경승인을 받았다. LS네트웍스는 G&A PEF가 소유한 이베스트투자증권 주식 3423만9190주 중 3383만364주를 인수해 지분 60.98%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E1→LS네트웍스→이베스트투자증권의 지배구조가 만들어졌다.

LS증권으로의 새 출발은 범LG가의 증권업 재진출인 셈이기도 하다. 범LG가는 2003년 LG투자증권, 2015년 LIG투자증권을 매각한 뒤 증권사를 소유하지 않고 있었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LS증권이 LS그룹을 넘어 범LG가의 후광을 등에 업고 주요 증권사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높다.

우선 E1의 단일 최대 주주인 구자열 LS그룹 이사회 의장이 LS증권에 물심양면으로 지원할 가능성이 예상된다. 구자열 의장은 과거 LG투자증권에서 임원을 역임했고, 증권업에 대해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 의장의 아버지는 구인회 LG그룹 창업자의 동생인 구평회 E1 명예회장이다.

범LG家 수혜 예상…자본 확충·수익성 개선 과제 남아 

일각에서는 LS증권이 범LG계열의 유일한 증권사인 만큼 모기업인 LS그룹뿐만 아니라 범LG가 계열사의 주요 딜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룹 산하 증권사는 주식자본시장(ECM)·부채자본시장(DCM) 분야에서 형평성이나 객관성 등의 문제로 대표 주관사 참여에 간접적인 제약을 받는다. 하지만 인수사 참여는 가능하다. 

실제 LS증권은 대주주가 LS네트웍스로 변경되기 전부터 LS그룹의 상장 및 딜을 주관해 왔다. LS증권은 2023년 12월 LS머트리얼즈 상장 주관사단에 인수회사로 참여했다. 이렇듯 계열사로 편입되기 전부터 ECM·DCM 시장에서 LS그룹의 인수사로 참여해 왔던 만큼 향후에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다. 

LS그룹 내부 일감 외에도 LG그룹 및 LX그룹‧LK그룹‧LIG그룹 등 범LG가의 채권 발행 등에서도 향후 LS증권의 수혜가 예상된다. 이 외에도 범LG가 임직원들의 퇴직연금도 주요 일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전망에 LS증권은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LS증권 관계자는 “LS그룹 계열사라고 해도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딜에서 무조건 우리가 선정될 것 같지는 않다”면서 “오히려 당사가 타사보다 서비스나 시스템적으로 더 차별화하고 열심히 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LS증권은 새로운 출발을 알리면서 야심찬 목표도 발표했다. 김원규 LS증권 대표는 출범 발표를 통해 “올해는 당사의 설립 25주년이자 LS증권의 원년”이라며 “이번 사명 변경이 당사의 목표인 톱10 증권사로 성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브랜드 가치 제고와 시스템 역량 강화, 신사업 진출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원대한 목표만큼이나 LS증권이 가야할 길은 험난하다. 우선 상위권 증권사로 도약하려면 원활한 사업 확장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기자본 확충이 절실하다. 지난해 말 기준 LS증권의 자기자본은 9354억원으로 국내 증권사 중 20위를 기록했다. 자기자본 10위에 위치한 대신증권(2조6147억원)과 비교하면 2조원 이상의 추가 자기자본 확충이 필요하다. 

수익성 역시 좋지 않다. 2021년 1608억원 수준이었던 순이익이 2022년 297억원, 2023년 287억원으로 점점 감소했다. 

업계는 LS증권이 모기업 LS그룹과 범LG가 계열사 뒷배를 업고 기업금융(IB)사업부문에서 실적 성장을 이루기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상증자 등 모기업 자금 수혈을 통한 자본 규모 확대도 당장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자본규모 확대 등을 통해 회사 사이즈를 늘려서 대형사로 가려는 노력은 하겠으나, 톱10 진입 관련해서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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