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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6년 만에 ‘파업 기로’ …임단협 앞둔 기아도 긴장감↑

현대차 노조, 8차 교섭 끝에 협상 결렬 선언
현대차 노조 강경 대응, 기아 노조 협상 관심
“현대차 노조 파업 시 다른 완성차 업계 영향도”

서울 강남구 양재동에 위치한 현대자동차그룹 사옥 모습.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박세진 기자] 현대자동차가 6년 만에 파업 기로에 섰다. 올해 임금·단체협상(임단협) 난항을 겪고 있는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쟁의(파업) 발생을 결의하면서다. 기아도 노사 간 임단협 교섭 시작 전부터 갈등을 빚고 있다. 업계는 이번 현대차·기아의 입단협 결과가 다른 완성차 업계 노조에게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 전망했다.

2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최근 울산공장에서 열린 임단협 8차 교섭 끝에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다. 이어 쟁의 발생 결의를 위한 임시대의원 대회를 열고, 오는 24일 조합원 대상 쟁의 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중앙노동위원회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고, 조합원 찬반투표가 가결되면 합법적으로 파업권 확보가 가능하다. 현대차 노조가 본격적인 파업 절차를 진행 중인 셈이다. 현대차 노조가 실제 파업에 돌입하면 6년 만이다.

사측은 ▲기본급 10만1000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경영 성과급 350%+1450만원 지급 ▲글로벌 누적 판대 1억대 달성 기념 ‘품질 향상 격려금’ 100% 및 주식 20주 지급 등의 내용이 담긴 협상안을 제시했다.

현대차 노조는 사측에 올해 임단협에서 ▲기본급 15만90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전년도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상여금 900% 인상 ▲금요일 4시간 근무제 도입 ▲연령별 국민연금 수급과 연계한 정년 연장(최장 64세) 등을 요구했다.

결국 극명한 입장차로 노사 간 간극은 좁히지 못했다. 이에 현대차 노조 파업 준비에 착수하면서 임단협 상견례를 앞둔 기아 노조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 노조가 강경투쟁을 예고한 만큼 기아 노조도 강경 대응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업계에 따르면 기아 노조는 내달 2일 올해 임단협 교섭을 위한 상견례를 예정 중이다. 지난 3일 기아 노조는 ‘2024년 단체협약 개정 요구안’을 확정해 회사에 전달했다. 요구안에는 경조금 지급 및 금액 확대 내용도 포함됐다.

기아 노조는 현대차 노조와 비슷하게 ▲기본급 15만9000원 인상 ▲영업이익 30% 성과급 지급 ▲작년 영업이익 2.4% 수준 특별 성과급 지급 ▲정년 연장 ▲주 4.5일제 도입 ▲각종 경조금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올해 자녀 출생 시 지급 경조금도 ▲첫째 500만원 ▲둘째 1000만원 ▲셋째 2000만원으로 더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기아는 지난해 노조와 협의해 자녀 출생 때 지급하는 경조금을 기존 100만원에서 최대 500만원(셋째 이상)으로 확대한 바 있다.

이 밖에도 경조 휴가 제도를 손질하는 요구도 함께 제시했다. 자녀 결혼에 따른 휴가 일수를 기존 4일에서 7일로 확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자녀 군 입대 시 2일간 유급 휴가를 제공하라는 내용도 요구안에 담겼다. ▲상여금 지급률 연 900%(현재 700%) ▲자녀 중·고등학교 입학축하금(20만원) 신설 ▲장기근속자 격려금 최대 400만원(현재 250만원) 등도 함께 요구했다.

직원별 수연(환갑)에도 회사가 100만원의 경조금을 지급하도록 단체협약에 신설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근속 연수에 따라 차등 지급한 기존 방식과 달리 ▲부모 수연과 자녀 결혼에는 40만원 ▲모 ·자녀 사망에는 50만원으로 통일하며 지급액을 확대했다.

업계에 따르면 기아 노조가 최근 노조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올해 임단협의 최우선 쟁취 안건은 ‘성과급 인상’과 ‘정년 연장’이다. 전체 응답자 중 59.5%는 성과급 지급 요구 금액을 두고 “4000만원 이상이 적당하다”고 응답했다. 응답자 50.2%는 “임단협 단체협약 갱신 때 최우선 쟁취 사업은 정년 연장”이라고 답했다. 

업계는 기아 노사가 현대차와 같이 임단협 교섭에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 무분규 타결은 쉽지 않을 것이라 전망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노조가 강경 대응을 예고한 만큼 기아 노조도 이와 유사한 대응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이라며 “사측은 파업 만큼은 피하고자 노력하겠지만 현 노조 집행부가 강성 성향인 만큼 난항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대차 노조가 본격적인 파업에 돌입하거나, 기아 노조도 현대차 노조와 동일한 수순을 밟을 경우 추후 다른 완성차 업체들의 노조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지엠(GM) 노사는 지난 5월 인천 부평 한국지엠 본관에서 임단협 교섭 첫 일정을 진행했다. 최근까지 11차 교섭을 마무리하면서 노사 간 합의는 현재 진행형이다. 차기 교섭은 양측 간사 논의에 따라 확정된다. 르노코리아는 최근 노사 간의 상견례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자세한 협의안은 공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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